조용한 경기장의 바람

서준은 주말마다 별로 사람이 없는 작은 운동장에서 축구 연습을 한다. 그곳은 큰 경기장과 달리 조용하고, 바람이 잘 불어와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도 서준은 혼자서 공을 차며 천천히 움직였다. 특별한 목표를 세우지 않고, 그저 공과 함께 느리게 걷는 것이 그의 작은 행복이었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만 들렸다.

그런데 갑자기 소음을 내며 다른 아이들이 운동장에 들어왔다. 그들은 시끄럽게 장난을 치며 축구 경기를 시작했다. 서준은 자신이 방해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점점 더 크게 웃고 소리쳤다. 서준은 그들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멈칫했다. 대신 그는 가끔 공을 조금 더 세게 차서 소음을 덜 느끼려고 애썼다.

경기가 끝나고 아이들이 가자, 서준은 다시 조용한 운동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바람을 느끼며 깊게 숨을 쉬었다. 오늘은 평소보다 특별한 무언가를 느끼지 못했지만, 조용한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했다.

서준은 다음 주에도 이 운동장에 올 것이다. 이번엔 그냥 공을 차는 소리만 듣고 싶다. 때로는 큰 소리 없이, 조용한 바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좋은 순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