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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오래된 쇼핑몰은 세상의 시간과 달리 멈춰 있는 듯했다. 나는 그곳에서 필요한 것을 찾기보다는, 오래된 물건들과 이야기를 구경하러 갔다.
가게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진열되어 있었고,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만이 고요를 깨뜨렸다. 한 가게 앞에 멈춘 나는 진열장의 유리창이 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깨진 유리 너머로 오랜 세월 쌓인 먼지와 낡은 물건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평소 같으면 불편했을 것이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그 깨진 창이 오히려 신비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손을 뻗어 그 유리 파편들을 조심스레 만졌다. 그때, 가게 주인이 나타나 조용히 말했다. “고치지 않으려 해요. 이곳은 완벽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나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려 한참을 서있었다. 쇼핑몰의 화려함과는 전혀 다른, 결점마저도 존중받는 공간. 나는 순간 깨달았다. 일상에서 찾는 물건이나 장소가 완벽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날 나는 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았다. 대신, 고장난 유리창 너머로 비춰지는 세월의 흔적과 그 안에 감춰진 이야기에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도 어느새 그 불완전한 아름다움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쇼핑이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비어 있는 틈과 깨진 곳에서 새로운 관점을 찾는 일임을 조용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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