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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동상 앞, 늘 그렇듯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가운데 희진은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자신만의 문화를 발견하고자 서울 도심의 오래된 골목을 찾아 나섰다.
처음 발걸음을 옮긴 곳은 한지 공방이었다. 손끝에서 탄생하는 종이 한 장 한 장에 담긴 정성과 시간이 그녀의 마음을 차분하게 했다. ‘‘이런 전통이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졌을까?’’ 희진은 의문을 품었다.
골목을 더 걷다 보니, 전통과 현대가 섞인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한 카페에는 고풍스러운 한옥 형태지만 내부는 최첨단 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주인 아저씨는 "우린 과거와 현재를 함께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러한 변화에 불편함을 느꼈다. 가까이서 만난 할머니는 "옛것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며 고개를 저었다. 두 세대의 문화에 대한 시선 차이가 희진을 생각에 빠지게 했다.
그녀는 결국 카페 창가에 앉아 주변을 관찰했다. 현대적 기술과 전통이 섞인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떤 이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또 다른 이는 옛날 방식의 서예를 배우고 있었다.
희진은 대답 없는 질문을 마음에 담으며 천천히 골목을 걸어 나왔다.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는 그 한가운데에서, 문화는 결코 멈추지 않고 변해 가고 있음을 느꼈다. 해결되지 않은 역설처럼, 그녀는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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